영화 소원

 

영화 소원을 보고 왔다..

설경구, 엄지원, 이레, 김해숙, 김상호.... 그리고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의 이준익감독

어렴풋이 예전의 조두순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개봉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별로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 사건 자체가 너무 충격적인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또다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것 같아서...

그리고 너무 슬프다는 말을 들어서..

 

그러다가 한글날 영화관에 갔는데.. 꽤 많은 상영관에서 하고 있었다..

"화이"를 보고 싶었으나 다음날 볼 예정이어서 어찌어찌 그냥 "소원"을 보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잘 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는 스포가 나올수 있으니 원하지 않으신 분은 넘어가주세요~~~ ㅎㅎ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조두순사건을 영화화한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을 말할때 절대 피해자의 이름으로 말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실제 피해자 이름을 알기는 하지만 이건 명백히 조두순이란 사람이 저지른 범행이기 때문에 조두순 사건이라고 불러야 한다.

 

사실 조두순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라는 사실 하나만 알더라도 마지막 부분은 예상가능하기 때문에.. 스포라고 하기도 쫌 그렇다.. ㅎㅎㅎ

 

이 영화는 우선 사건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사건이 발생한 후에 피해자인 소원이와 소원이 가족의 슬픔과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그래서 사건에 대한 내용은 초반에 나오게 되고, 이후는 소원이 가족과 주변 사람들까지 가세한 치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이 영화이 실화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하는 부분, 이후 소원이가 피투성이가 되어서 병원에 누워있는 모습 등 이런 부분들에 대한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다.

섬찟섬찟하고 몸이 떨리고, 눈물이 나게 된다.

 

만약 연인과 같이 보게 된다면 꼭 손수건을 준비하는게 좋을거라 생각된다. 물론 남자에게도 필요하다.. ^^;;

 

이 영화에서 가장 공감가는 대사는

소원이 엄마인 엄지원의 "만약에 이 이야기를 다른사람들에게 말하면 입을 찟어버릴거다"

소원이 아빠이 설경구의 "만에 하나 재판이 잘못 되면 내손으로 해결할꺼다.."

소원이 이레의 "학교는 못갈것같다... 창피하다..."

소원이 아빠 친구인 김상호의 "술 먹었다고 봐주면 음주운전도 봐줘야지..."

 

영화를 보면서 참 공감이 많이 된 대사들이다..

내가 만약 소원이 부모의 입장이었어도 충분히 그랬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술먹고 저지른 것이라는 가해자의 말을 받아들여서 형량을 깍아준 판사의 판결을 보면서 입에서는 욕도 나왔다...

 

이 영화가 좋다고 생각하는점 하나를 꼽자면 별다른 반전없이 끝까지 쭉~ 치유의 과정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테이큰처럼 아빠가 복수를 하지도 않고..

소원이 친구들도.. 소원이 아빠엄마 지인들도 놀리거나 손가락질 하는거 없이 다들 보듬어주고.. 도와주고..

이런부분이 참 좋았다고 생각한다.

가해자가 결국 12년형밖에 안받고, 반성도 하지 않아서 속시원한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이다.

 

단지 하나 걸리는것은 이영화를 찍는것에 대해 "그분들이 허락을 했을까.." 라는 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영화가 흥행할수록 많은 사람이 사건에 대해 알텐데....

 

행여라도 안좋은 일이 안생겼으면 하는 바람이고, 소원이도 그렇고 실제사건의 피해자도 앞으로 커가면서 별다른 상처받는일 없이 아무일없었던것처럼.. 보통사람처럼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음주에 의한 심신미약... 이거 어떻게 좀 안되나....... 에휴~~


Posted by 인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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